내 베프인 초언이는 분기별로 남자를 한 다스씩 사귀는 사람이었다. 대놓고 문어 다리를 걸쳐서 교통정리도 안 된 남자들이 이리저리 뒤엉켜서 자취방을 찾아오곤 했다.그리고 내가 짝사랑하는 이산 선배님도 그런 초언이의 애인이다.하지만 그마저도 초언이에겐 장난스런 관계였다.‘난 스물한 살 봄에 비명횡사할 거야. 넌 내 생애 최고의 절친이고, 인류가 낳은 가장 착한 애니까 나중에 내가 죽고 귀신이 되면 소원 하나를 들어줄게.’그리고 정말 초언이가 죽었다.“죽은 지 사흘은 지난 것 같은데?”기절하는 줄 알았다. 지난 사흘 동안 초언이는 분명히 살아있었다. 나랑 밥도 먹고 수다도 떨고 카톡도 했다.이윽고 울리는 카톡 수신음, 거기에 뜬 이름은….[방초언: 지구야, 내가 말했지? 네 소원, 들어주겠다고.]이게 무슨 일인가. 무서워 죽겠다.[너 해본 적 없지? 내가 하게 해줄게. 그것도 네 짝사랑이랑.]황당해서 말이 안 나왔다.죽은 초언이가 내게 빙의했다.[본 작품은 15세이용가로 재편집된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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