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스듬하게 올라간 녀석의 입꼬리에 서글픈 미소가 걸렸다. 녀석이 어떤 일을 겪은 것인지 어렴풋이 짐작이 갔지만 그는 부디 자신의 짐작이 틀렸기를 바랐다.“아무래도 난… 벗어날 수 없을 거 같아요. 그래서 말인데요, 아저씨.”말끝을 흐린 영서가 고개를 들었다. 그러고는 속내를 알 수 없는 눈으로 그를 바라보며 폭탄을 던졌다.“나랑 잘래요?”태주는 숨을 쉬는 것조차 잊고 눈만 깜빡였다. 방금 전 저가 들은 말이 정확한 것인지조차 확신이 안 섰다.“뭐… 라고?”“같이 자요, 우리.”잘못 들은 것이 아니었다. 더구나 같이 자자는 뜻이 그저 같은 공간에서 ‘잠’을 청하자는 건 아닐 것이다. 팽팽하게 당겨진 턱에 경련이 일었다. “취했니?”“아뇨. 말짱해요.”말짱한 정신으로 같이 자자는 아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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