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세 개정판]척박한 사막을 여행하던 중 조난을 당하게 된 리온.이대로 죽음을 각오하던 순간 갑자기 날아든 물벼락에 겨우 살아난다.눈을 뜨자마자 보이는 건, 물병을 든 채 자신을 내려다보는 정체불명의 사내.“정신 차렸으면 물이나 마시지? 목말라 죽어가던 주제에 물을 앞에다 두고도 넋이나 놓고 있다니.”서늘한 목소리는 이 사막과 조금도 어울리지 않는 냉기를 품고 있었다.첫 등장부터 심상치 않은 이 사내는 알면 알수록 수상하기 짝이 없었다.사막 한가운데에 은신처를 둔 것도 수상한데 온몸을 천으로 칭칭 감아 얼굴조차 볼 수가 없다.본명을 밝히지도 않고 심지어 대제국의 황제에게 쫓기는 중이라니.이 남자, 도대체 정체가 뭐지?***리온이 활짝 웃었다. 아니, 활짝 이라는 귀여운 수식어는 어울리지 않을 듯했다. 아주 환하게 웃고 있었지만, 눈매 끝은 나른하게 접혀 있었다. 입꼬리도 야릇하게 올라가 있었다. 그 얼굴로 리온이 나지막하게 속삭이듯 말했다.“그럼 잘 간수해볼까요? 더 예쁨 받을 수 있게.”누운 채로 리온을 보고 있던 레이든이 눈을 크게 떴다.달빛을 받아 은은하게 빛나는 흰빛의 가제보. 그 뒤에 펼쳐진 아름다운 장미꽃의 향연. 그리고 그 가운데에 선 남자.멋들어진 옷차림과 바람에 흔들리는 부드러운 금발. 그 사이로 보이는 고혹적인 환한 미소. 그리고 온전히 자신만을 향하는 선명한 푸른 눈동자.이 모든 것이 눈에 아플 정도로 빛나고 또 아름다워서 레이든은 저도 모르게 넋을 놓았다.리온이 서서히 레이든에게 다가갔다. 마치 물살을 헤치는 은빛 잉어처럼 부드럽고 우아한 걸음으로. 천천히 다가와 한쪽 무릎을 꿇고 앉았다. 레이든의 손을 잡고 그 손등에 가볍게 키스했다.“앞으로 노력하도록 하지요.”그리고 다시 한번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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