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세 개정판]차마 놓지도 버리지도 못해 미련스럽게 이어가던 나날, 그에게 그녀가 나타났다.할 줄 아는 거라곤 수영밖에 없는 두 남녀 이야기.헝클어진 머리를 대충 틀어 올리고 길게 기지개를 켜며 방문을 연 은수는 그 자리에 얼음처럼 굳어 섰다.“……성원 씨?”어제 옷 그대로. 어제 마지막으로 본 그 자리에. 성원은 꼼짝 않고 앉아있었다. 눈이 마주치자 벌떡 일어선 그가 성큼성큼 다가온다. 은수도 작은 키는 아니었지만, 성원이 원체 큰지라 저절로 고개가 꺾였다.“안 잤어요?”“네.”“왜요?”“생각 좀 하느라.”“무슨 생각이요?”“내가, 박은수를. 진짜 좋아하는 건가. 아니면 그냥 정에 굶주려서 착각한 건가.”나직이 읊조리는 그의 목소리에 서늘함이 배어있다.“그래서 결론은 났어요?”“네.”“잘됐네요, 그럼 난 아침 차릴게요.”아무렇지 않은 척 지나치려는데 그가 발을 옮겨 그녀를 막아섰다.“왜 이래요?”끝을 알 수 없는 깊은 눈동자가 그녀를 응시했다. 어쩐지 뒷목부터 찌르르 전기가 울렸다.“박은수.”낮고 굵은 목소리.“자자. 나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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