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도서는 <연연(娟娟)>의 15금 개정본입니다]무녀의 딸이라 천대받았던 연.무녀의 딸이기 때문에 초로의 수호신에게 바치는 제물이 되어야 했다.연은 제단에 올라선 그 순간까지 자신의 죽음을 예감했다. 그러나 그것은 그녀의 예감대로 흘러가지 않았다.동서남북 중 서의 수호신 백호가 그녀를 가엽게 여겨 곁을 내주었기 때문이었는데…….“초로의 신은 되어 줄 수 없다. 하지만, 네게만큼은 네 신이 되어 줄 수도 있겠구나.”-본문 중에서-“저 안에 든 여인. 내 것이라 했다.”백현은 겨우 노기를 가라앉히고 입을 열었다.“말도 안 되는 소리! 우리 어르신께서 돈 주고 산 노비다!”“노비라…….”백현은 조용히 말을 읊조렸다. 노비들이 뇌까리는 말 따위를 듣자고 온 것은 아니었지만, 어쨌든 조용히 해결보고 싶었던 것은 사실이었다.그랬기에 그의 본신을 드러내지 않은 채로 있었던 것이었다. 물론 그런 이유 중의 구할은 연의 몸이 이들과 함께 놀라지 않을까 저어되는 마음이 컸기 때문이었다.하지만 연이어지는 말들에 그는 이성을 놓을 지경에 이르렀다. 결국 그는 바닥에 아무렇게나 던져져 있던 나무막대를 집어 들었다. 길이와 굵기가 적당해, 목검 대용으로 쓰기에도 좋을 정도였다.백현은 이것이면 되었다 싶어 허공에서 나무 막대를 몇 번 흔들고는 곧장 노비들에게 휘둘렀다.급소를 정확하게 노려 휘두르는 탓에 노비들이 악 소리 한번 제대로 내지도 못하고 자리에 다 거꾸러졌다.백현은 그 모습을 돌아보지도 않고 곧장 광 앞에 섰다. 그리고 이내 단단히 걸려 있던 쇠 자물쇠를 잡아 뜯었다. 말 그대로 뜯어버린 자물쇠가 바닥에 요란한 소리를 내며 떨어지자 쓰러져 있던 노비들의 시선이 정처 없이 흔들렸다.하지만 백현은 그들의 기척보다는 연의 기척에 더 예민해져 있었기에 서둘러 문을 열었다. 그리고 그곳에선 연이 호랑이를 품에 안고 잠에 들어 있었다.“저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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