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심스럽게 문 여는 소리가 들렸다. 건후는 눈을 감은 채 제게로 다가오는 서윤의 기척을 느꼈다. 감질날 만큼 느릿하고 조심스러운 걸음이었다. 영영 닿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초초해질 정도였다.체향이 아니었다면 중간에 걸음을 멈췄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 특유의 달콤한 체향이 느껴졌다.잊힌 것 같아 감질나고 잊히지 않는 것 같아 짜증도 났던, 과일을 연상시키는 향기가 생생하게 살아났다기억들이 소스라쳐 일어나기 시작했다. 아주 많은 행복했던 기억들과 그 모든 걸 부쉈던 단 하나의 장면도.건후는 눈을 떴다. 한 뼘도 안 되는 거리에 서윤의 얼굴이 있었다. 당황한 듯 속눈썹이 바르르 떨린다.“자는 줄…….”[본 도서는 15세이용가에 맞게 수정&재편집된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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