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복

정복

“만지는 게 나쁘지 않다면.”천천히 쓰다듬는 다정한 손길은 말보다 더 따스하고 확실했다. 그의 눈동자에 일말의 욕망이 피어오르다 사그라졌다. “만져지는 건?”“……좋아요.”이렇게 솔직하니, 마음이 가지 않을 수가 없다. 결국 자리에서 일어난 재혁은 홧홧하게 오르는 열기에 넥타이를 좀 더 당겨 풀었다. “당신 앞에선 머리가 이상해지는 게 분명해요. 그렇지 않으면 이럴 리 없을 텐데.”첫날처럼 불꽃이 튀는 건 없지만 이미 불씨는 올랐다. 그리고 그건 모든 것을 태우기 전까지 꺼지지 않을 테지.눈만 마주치면 불꽃이 인다는 그 말처럼 한 번 서로를 겪고 느꼈던 그들에게 무언가를 하고자 할 때의 이유나 근거는 필요치 않았다. 오직 중심만이 필요할 뿐. “15분.”작은 속삭임이 너무도 크게 재혁의 귀를 타고 들어와 온정신을 흔들었다. “지났어요.”[본 작품은 15세 이용가로 개정한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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