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락천사

타락천사

“나를 자극하려는 것이 아니라면 가만있는 게 좋을 게야.”그의 말뜻을 알아차린 연오는 금세 얼굴에서 목까지 분홍빛으로 물들였다.“몸까지 붉어질 정도로 당황하였나 보군.”“이리 어두운데 어찌 아셨습니까?”“암흑에서도 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천사들은 흔하지.”연오는 모든 걸 꿰뚫는 것 같은 흑륜의 시선이 부담스러워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그가 그런 그녀의 고개를 잡곤 다른 손으로 통통한 입술을 매만졌다. “어제는 사내 같더니 오늘은 제법 여자 같구나. 여긴 꽃잎처럼 부드럽고 따스하구나. 맛도 좋을까?”흑륜의 차가운 입술이 그녀의 입술을 그대로 내리눌렀다. 20년 동안 간직해 온 입술을 흑륜에게 내어준 연오는 눈을 크게 뜨다가 이내 스르르 감아버렸다. “음.”그녀를 맛본 흑륜은 입 안 가득 퍼지는 복숭아 향에 저도 모르게 신음을 내뱉었다. 복숭아 향과 맛이 이리도 달콤한 것인 줄 처음 알았다.[본 작품은 15세 이용가로 개정한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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