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세 개정판]“무엇을 보고 있었어?”음산할 정도로 낮고 허스키한 목소리였다. 평소 중저음의 중후한 목소리만 들어서 그랬는지 몰라도, 그의 음성이 온몸을 감싸는 것 같았다.“창밖이요.”서경이 숨기지 않고 솔직하게 대답하자, 그는 착 가라앉은 눈으로 그녀를 응시했다. 그는 늘 단정하고 예의 바른 사람이었다. 그리고 진중하고 엄격한 사람이었다. 그와 함께 한 이 년간의 직장 생활 동안, 그는 회식 자리에서조차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지 않았었다.그런데 지금 마주하고 있는 그는 서경이 알던 그와 달랐다.평소 감정을 읽을 수 없던 눈동자는 열기에 젖어 있었고, 주변 공기마저 끈적끈적하게 느껴질 정도로 지독히도 관능적이었다.“내가 지루하게 했어?”술자리에서부터 말을 낮추던 그는 마치 처음부터 그랬던 것처럼,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반말로 대화했다.“그런 게…… 아니에요.”그의 기분을 상하게 한 것 같아, 서경이 눈치를 살피며 나직한 음성으로 대답했다.“하아…… 그래?”그는 나른한 한숨을 내쉬며 그녀의 머리를 다정하게 쓸어주었다. 그 손길이 편안해, 서경은 눈을 감고 그의 손길을 즐겼다.“눈 떠, 윤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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