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결혼이 있다. 자신의 의지나 의욕과는 상관없이 이루어지는 그런 결혼.조부들끼리의 약속으로 팔자에 없던 정략 결혼을 하게 된 수혁과 주이.세상에 이런 결혼, 저런 결혼 많이 있다지만 아직도 서로가 낯설고 불편하기만 하다.각자가 간직한 마음을 꽁꽁 숨긴 채 위태위태 결혼생활을 유지해나가는 두 사람.이 결혼, 무사히 이어질 수 있을까?-본문 중에서-뭘까. 생각보다 자신의 속내를 꿰뚫고 있는 주이의 태도에 수혁의 마음속에서 못된 감정이 싹튼다.“말은 신중하게 해야지.”“신중하게 하고 있어요.”“글쎄. 내가 보기엔 아닌 것 같은데.”“어째서요?”“남편은 돈을 벌어오고, 아내는 집에서 살림하며 애를 키우고……. 그게 부부관계의 끝이고 전부인가 묻는 거야.”“그럼 뭐가 더…….”“남자랑 잔 적은.”“네?”그제야 수혁이 진짜 하고자 하는 말을 깨달은 주이가 동요했다. 노골적인 언행에 주이의 작은 귀가 불처럼 시뻘겋게 달아오르는 것이 수혁의 눈에 고스란히 담겼지만 그는 멈추지 않았다.[본 도서는 15세이용가에 맞게 수정&재편집된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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