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를 보는 순간 서유는 아차, 싶었다.친구의 부탁을 들어주는 게 아니었다는 것을.“이 자리에 왜 나온 겁니까?”서유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뭐라고 대답해야 하지?망설이는 사이 그가 말을 이었다.“억지로 나온 겁니까?”“예?”어리둥절한 서유의 얼굴을 보며 그가 피식 웃었다.“솔직히 저도 이런 자리, 내키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그쪽을 보니 마음이 바뀌었습니다.”이건 또 뭔 소리래?내키지 않았는데 마음이 바뀌었다? 그럼 갑자기 관심이라도 생긴 건가?오, 마이 갓! 안 돼!그쪽이 원하는 상대는 내가 아니란 말이에요.서유는 호흡을 가다듬은 뒤 입을 열었다.“그럼 저도 솔직하게 말할게요. 저도 이런 자리, 내키지 않았어요. 그런데 그쪽을 보니 더더욱 나오지 말걸, 이라는 생각이 드네요.”이 정도면 충격 좀 받았겠지?이제 곧 자존심에 금이 간 남자가 그만 일어나자고 할지도 몰랐다.좋았어, 잘했어!통쾌한 한 방을 먹이고 남자가 이 자리를 떠나기를 바라고 있는데 가까운 곳에서 비웃음인지 모를 웃음소리가 짤막하게 들렸다.서유의 눈이 그에게로 향했다.“훗!”어라, 웃네?남자의 느긋한 미소에 당황한 건 오히려 그녀였다.[본 도서는 15세이용가에 맞게 수정&재편집된 도서입니다]
제일 먼저 리뷰를 달아보시겠어요? 첫 리뷰를 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