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의 목소리(욕망 개정증보판)

어둠의 목소리(욕망 개정증보판) 완결

[이 도서는 <어둠의 목소리(욕망 개정증보판)>의 15금 개정본입니다]‘민속 인류학’ 책을 계기로 인연을 맺은 리드와 준,사랑이 낯선 그들은 또 다른 세상과 마주하듯점차 서로에게 빠져들고,사랑만큼이나 기이한 오컬트적인 주술 세계와 마주하는데……“빛을 모두 차단시켜 줘.”숀의 외침에 가게 안에 들어오는 모든 빛을 커튼으로 가리는 리드의 손길이 빨라졌다.‘open’에서 ‘close’로 팻말을 바꾼 숀이 가게 문을 안에서 걸어 잠근 후 차를 마시던 리드와 준에게 말했다.“이리 와.”숀에게 건네받은 커다란 종이를 리드가 바닥 위로 펼쳤다. 제법 큰 원 모양을 한 종이가 거실 바닥에 펼쳐졌다. 리드가 깔아 놓은 종이를 자세히 살피던 준은 둥근 원 안에 적당한 배열을 한 알파벳 철자가 한 글자씩 적혀져 있는 걸 보았다.다시 숀이 뭔가가 담긴 작은 그릇을 리드에게 건네주자 리드가 종이 위로 그것들을 뿌렸다. 뿌려진 곡식 낟알들을 리드는 알파벳 철자가 적힌 둥근 종이 위로 하나씩 올려놓았다.“빛은 다 차단시켰지?”촉수가 낮은 희미한 전등불 하나만 남긴 채 세 사람은 둥근 원 주위에 섰다. 가슴이 두근거리는 건 단지 어두움 때문이 아닌 처음 경험하는 수탉 점 때문이라고 준의 떨리는 심장은 말해 주었다. 준은 자신의 손목을 살짝 잡고 맥박수를 확인해 보았다.뭔가에 홀린 듯 준이 그에게로 다가가 옆에 서는 순간 숀은 작지만 정확한 라틴어로 외쳤다.“진실을 주시하라!”숀의 외침에 푸드득거리던 수탉이 일시에 조용해졌다. 준과 리드는 심각한 표정으로 숀이 어린 닭을 알파벳이 쓰인 둥근 원 위로 올려놓는 모습을 침착하게 지켜보았다. 마치 마법의 주문처럼 숀이 외치는 말을 기다렸다는 듯 조용해진 어린 닭은 알파벳이 써진 글자들 사이로 천천히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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