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서혜진은 열여섯 그때부터 여자였어.”친구라는 이름을 바꾸고 싶었던 것도 하루 이틀이 아니었다. 친구라는 이름으로 할 수 없는 일들을 하고 싶었다.고백을 할 타이밍은 매번 어긋났고, 초조한 시간들만 흘러갔다.“개나 주라 그래. 친구라는 이름은.”“…….”“오랫동안 너는 내게 여자였고, 사랑이었어.”자그마치 13년이나 걸린 고백이다.-본문 중에서-“왜? 나랑 둘이 있으면 가슴이 막 뛰고 그래?”“무, 무슨 말이야?”강우가 한 발짝 다가왔다. 코끝을 스치는 그의 향기에 가슴이 콩닥거렸다. 진지해진 눈빛으로 내려다보는 시선을 피하려 고개가 숙여졌다. 불쑥, 턱에 온기가 느껴지더니 숙인 고개가 들렸다.“서혜진.”낮게 깔린 저음이 가슴을 흔든다. 바라보는 시선이 뜨거워 눈동자를 굴렸다.“눈동자 굴리지 말고.”얼굴이 홧홧해졌다. 안 봐도 붉어졌을 얼굴을 가리고 싶었지만, 여의치가 않았다. 강우를 밀었지만, 꿈쩍도 하지 않았다. 오롯이 맞춰 오는 시선이 부담스러웠다.“나는 지금 너랑 이렇게 마주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뛰는데 너도 그래?”“미쳤냐! 내 가슴이 왜 뛰어. 너 나한테 남자 아니라고 했지.”강우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서로의 코가 닿을 만큼 다가와 숨을 멈췄다. 그의 눈동자가 마음을 들여다보듯이 짙어졌다.“남자도 아니면 나랑 같이 살아도 상관없잖아.”[본 도서는 15세이용가에 맞게 수정&재편집된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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