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세 개정판]아무도 모르게, 둘만 공유했던 감정.아린 첫사랑은 세월이 지나 성큼 가슴 속으로 들어온다.알콩달콩한 십 대의 서툰 표현.만약 과거의 그를 다시 만난다면, 아무렇지 않게 인사할 수 있을까?심장이 두근거리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을까?***“널 보며 죄책감을 느끼고 싶지 않아. 그 기억들이 소중해서…… 음, 난 그래.”잠기는 목소리에 윤지는 잠시 말을 멈췄다.땡땡이치고 함께 걸었던 교정의 봄꽃 향기가 아직 후각에 머무는 듯했고, 녹음이 푸르던 여름날의 호숫가에서 그와 읽었던 만화책. 보건실에 숨어들어 오수를 청했던 나른한 느낌까지 모두 선연하다.흙냄새 섞인 비를 피하느라 빨간 우산 아래 스쳤던 어깨도, 한산한 버스의 뒷자리에 나란히 앉아 덜컹거리는 과속 방지 턱만 기다렸던 떨림도. 모두 잊지 않았다.그래서 그와 더, 감정적으로 얽혀선 안 된다고 여겼다. 윤지는 채 반도 먹지 못한 스테이크를 보며 포크와 나이프를 내려놓았다.“그럼, 이제야 말하는 이유가 뭐냐?”말을 잊은 듯 잠자코 있던 진호가 빈정거리는 말투로 물었다.다 모른 척 넘기자면서 당장 울어버릴 것 같은 얼굴이면…… 어쩌자고. 심장을 짓누르는 무게에 그는 미간을 찌푸렸다.“인사하고 싶어서. ‘안녕?’ 이렇게.”부서질 것처럼 웃는 그녀가 안타까워, 진호는 입술을 다물었다. 소심한 성격 다 고쳤다더니, 새빨간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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