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형이 찾아온 여름은 길고 지난했던 8월의 어느 날이었다.크고 아름다운 저택, 맛있고 따뜻한 음식, 상냥한 고용인들.그 모든 것은 식모의 딸인 은결과는 상관없는 것이었다.저택 구석의 작은 창고, 그곳이 그녀가 가진 전부였다.“너랑 같이 배우면 재밌을 것 같아.”주인집 딸의 오랜 짝사랑 상대, 정무형.그는 은결의 것을 자처하는 유일한 사람이었다.“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어. 내가 널 망쳤다는 생각.”“너랑 있으면 내가 통제가 안 돼. 네 말이 맞아. 네가 나를 망쳤어.”은결에게 그해 여름은 끔찍했다.자신을 둘러싼 수많은 것들과 무형을 저울질할 수밖에 없었다.그래서 그녀는 결국, 그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입히고 도망쳤다.그리고 10년,“나는 너 포기 안 해. 포기한 적 없어.”길고 긴 시간을 건너 무형이 다시 찾아왔다.“내가 너 없이 어떻게 10년이나 살았지?”다시 찾아온 푸른 계절, 그리고 마지막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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