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신은 답답해서 숨이 막히는 것 같았다. 차라리 그때 알은체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늘 생각했다. 그 답답한 여자는 그저 자신을 위로해 주는 장난감 같은 존재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토록 치명적인 독이라니.사랑을 알지 못하는 남자, 한유신그의 장난감이 되기를 자처한 여자, 노아두 사람의 미성숙하고 위험한 관계 《치명적인 독》유신은 드라마 촬영을 위해 나고 자란 섬 마을에 되돌아온다. 늦은 밤, 연인인 소윤의 철없는 행동에 화가 치밀어 홀로 바닷가를 찾았다가 고등학교 동창생 노아를 보게 된다.모두를 깔보는 듯한 눈빛으로 바라보던 것도 모자라 말을 걸어도 대꾸하지 않아서 재수 없던 여자아이.유신은 여전히 자신을 깔보는 듯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그녀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 도도한 얼굴이 자신의 밑에 깔려 신음을 내지르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생각한다. 결국 그는 그녀를 구슬려 그녀의 집에서 살게 되는데…….노아가 몸을 움찔 떨며 눈물을 흘리자 유신이 마지못해 그녀의 얼굴을 멀뚱히 쳐다보았다.“무서워?”그녀는 고개를 저었다.“그럼 내가 만지는 게 싫어?”역시 고개를 저었다.“대체 뭐야. 답답하게 하지 말고 말을 해.”유신은 울컥 화가 났다. 좋으면 좋다, 싫으면 싫다고 말을 하길 바랐다.“네가 무서운 게 아니야. 내가 무서워. 내 몸이 내 것이 아닌 것처럼 구름 위에 떠 있는 기분이야. 오히려 기분이 좋은 걸지도…….”유신은 자신을 사랑스럽게 바라보는 강아지 같은 눈을 보자 식은땀이 흘렀다. 그는 자신이 발을 잘못 들였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으나 몸은 이미 멈출 수 없는 지경에 다다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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