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와 늑대에 대하여 [완결]

개와 늑대에 대하여 완결

평소라면 절대 그러지 않았을 것이다. 대답 재촉하는 남자가 누구든 원나잇 같은 건 취미에 없었다.“늦었는데, 같이 나갈까요?”그런데 답변을 기다리는 초조함이 마음에 든다. 날라리 같은 얼굴은 여유로운 척 웃고 있는데 눈은 순진할 정도로 긴장하며 답을 기다린다. 그 의외성이 달아오른 술기운에 괜한 충동질을 더했다.하루 정돈데, 뭐 어때.“그래. 가자.”그냥 궁금증이 일었다. 나에게 말을 건 연하의 남자애가 순진한 개인지, 아니면 응큼한 늑대인지 확인하고 싶어서.“누나가 너무 예쁜 소리를 내서 못 참겠어요.”불타는 금요일이 가져온 뜨거운 기억은 그냥 잊어버리면 될, 하룻밤의 열기에 불과했다.“김이준. 내 이름이에요.”마지막 순간 정신을 놓던 그 때, 남자가 귓가에 속삭였던 마지막 말. 기억조차 하지 못했던, 아니, 기억할 생각도 없었던 이름 석 자였다. “또 뵙네요. 정다희 기자님.”그녀의 이름을 한 글자 한 글자 힘주어 불러주는 달콤한 목소리에 심장이 덜컥 내려앉기 전까지는.“좋아해요. 좋아해. 정다희.”결국 다희는 조금 가벼운 마음으로, 해사한 미소를 짓는 스물둘 파릇파릇한 늑대를 자신의 정원에 들였다. - 개와 늑대에 대하여 본문 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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