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뙤약볕 아래 스스로 물을 깎아 살을 찌우는 소금그 인고의 하얀 결정을 꽃이라 부르는 곳굵은 피딱지 내려앉은 해묵은 상처까지도 꽃이 될 수 있는 곳그 섬에 가고 싶다 “이강우 씨!”그가 뒤를 돌아보았다. 보랏빛 낙조가 동백꽃처럼 한순간에 후드득 지고 만 서쪽 하늘을 천천히 등지고 서는 강우의 모습이 가슴 시리도록 눈부셨다. 홍이는 저도 모르게 질끈 눈을 감았다. 가감 없이 들이닥치는 강우의 애잔하면서도 완고한 눈빛이 마냥 힘겨웠는지도 모를 일이다.“까만돌?”홍이는 이유 없는 울음을 와락 쏟아 내며 무작정 강우에게 달려들었다. 그녀가 그를 안았는지 혹은 그가 그녀를 품었는지, 홍이와 강우는 서로를 부둥켜안고 석양을 삼킨 핏빛 바닷물 속으로 풍덩 빠져들었다.[본 콘텐츠는 15세 이용가로 개정된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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