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 번째 원정에서 승리하여 성탑의 공주를 대면하게 된 젊은 왕.어린 날 공주를 보았을 때 왕은 그 검은 눈동자가 낯설지 않다고 생각했다. 어디서였을까. 분명히 그 눈을 어디선가 본 적이 있었다. 어디서 봤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았지만. 어린 왕과 공주는 그날 같은 순간에 같은 생각을 했었다. 서로가 그렇다는 것을 모른 채. 내내 성탑에 갇힌 채 고독과 함께 남겨져 있던 아홉 번째 왕국의 공주. 왕이 찾지 않는 것이 어째서 슬플까. 그것은 처음으로 감정이랄 것을 교류한 사람이 자신을 초개처럼 던져버렸으니까. 나를 애정한다고 믿었던 사람이 사실은 그렇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까. 자신의 기대와 바람이 어린 날의 그때처럼 다시 외면당했으니까.어린 날 보았던 왕의 시선이 선연하게 기억났다. 그 눈빛은 왜 이렇게 오랫동안 뇌리에 남아 있었을까. 그것은 아마도 그 푸른 눈이 자신을 바라보면서도 기이하고 불쌍하게 여기는 빛이 섞이지 않은 처음의 눈빛이었기 때문에. 왜 그 사람들은 사랑을 몰랐을까. 그런 사이에서 태어난 자신과 이 여인에게 일어난 마음의 일들은 무엇일까. 그 감정을 어떠한 감정으로 불러야 할까.[본 도서는 15세이용가에 맞게 수정&재편집된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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