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로 튈 줄 모르는 약간은 황당한 대한의 여아. 순이.어릴 적 약속대로 한 남자를 책임지기 위해서 드디어……. 어릴 적 그 여아를 기다리고 있는 의지의 대한의 남아. 철이.겉보기와는 다르게 어릴 적 약속을 믿고 기다리는데, 이제는……. 얼떨결에 일어선 철이의 모습에 고개를 한참 뒤로 젖히며 눈을 마주했다. 무슨 여자가 창피한 줄도 모르고 저리 빤히 쳐다보는 건지……. “회장 할아버지, 정말 이 사람이 제 철이 맞지요? 나중에 돌려 달라고 해도 절대 돌려줄 수 없어요.”“컥. 순이야. 그 무슨 말을. 당연히 돌려 달라고 안 할 거다. 너나 성질 더럽다고 반품시키지 말거라. 절대 반품사절이다.” “제가요. 눈으로 보는 것은 다 만족을 했는데요. 그래도 우선은…….” 그러면서 철이의 입술을 벌리며 이빨을 확인하고 있었다. 이게 뭐 짐승 새끼를 구입하는 것도 아니고. 지금 이 꼬맹이. 아니, 미친 여자의 하는 짓에 화가 머리끝까지 치솟아버렸다.두 손으로 순이의 손을 거칠게 떼어내며 밀어버렸다. “야. 너 지금 이게 무슨 짓이야?” 씩씩대며 밀쳐 내자 순순히 물러서는 모습이었다. 볼일 다 봤다는 것처럼, 개운하다는 것처럼 씩 웃으면서 다시 자리에 앉았다. “흐음. 이빨 관리는 잘했네. 나중에 틀니는 안 해도 되겠고. 다음은…….” 지금 이 순간 철이는 졸지에 가축 시장에 나온 동물 취급을 당하고 있었다. 옆에서 지켜보고 있는 회장 할아버지는 아예 뒤로 넘어가기 일보 직전이었다. 철이를 완전 조몰락거리는 순이 모습에, 생전 처음 철이의 저런 모습에. 여태껏 살아왔지만 저 철이 녀석의 얼굴에서 표정 잡아내기는 하늘의 별따기로 알고 있었는데, 지금은……. 시선으로 아마 누구를 죽일 수 있다면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을 거라 보여 지고 있었다. 그런 시선을 마주 받아주며 딴청을 피우는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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