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하나

너는 하나

오늘 일 때문에 그가 가슴 아픈 과거를 돌이키지 않도록. 그리고, 세루를 보며 다른 사람을 떠올리는 일이 없도록.지나간 사랑에 사로잡힌 채 살아가던 은여. 그의 앞에 나타난 세루는 죽은 연인과 너무나 닮아 있었다. 두 달이라는 시간을 함께 지내게 된 두 사람은 조금씩 서로에게 마음을 열어가지만, 과거의 그림자는 그들의 사이를 흔들어놓는데…….세루가 한참이나 자신을 내려다보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깬 척하고 눈을 뜨면 연기라는 게 들킬까 봐서, 은여는 숨을 죽이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세루는 다시 한 번 이불을 매만져주었다. 상냥하고도 부드러운 손길로. “잘 자요.” 세루가 속삭였다. 왜 깨어 있을 땐 그렇게 말해주지 않는 건데, 그런 아쉬운 마음조차 들지 않았다. 들릴 듯 말 듯한 목소리가 너무 연약해서. 그가 듣고 있다는 걸 알면 그대로 어둠 속에 녹아 사라질 것만 같아서. 세루가 방으로 들어가고 나서도 은여는 한참이나 잠을 이루지 못했다. 길고도 서늘한 밤이었다. ※본 작품은 15세 이용가로 재편집한 클린버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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