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緣)[15세 미만 구독 불가]

연(緣)

가슴 설레고, 떨리는 것만이 사랑인 것은 아니다.때로는 너무 오래되어 익숙하고, 편안하고, 그래서 더 이상 설레지도 떨리지도 않는 것이 당신이 그토록 찾고 있던, 오랫동안 기다려 왔던, 당신이 미처 알아보지 못했던, 세상에 단 하나뿐인 당신의 운명일 수도 있다.“괜찮습니까?”인호는 손으로 그녀의 어깨를 건드리려다 말았다. 옹송그린, 가냘픈 어깨가 바들바들 떨리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었다. 그래. 이 여자는 지금 겁에 질려 있지.인호는 그녀의 코앞에 손수건을 들이밀었다.“자요.”안쓰러운 마음에 손수건으로 그 자국을 꾹꾹 눌러 닦아주었다.그리고 손을 내밀었다.“일어설 수 있겠어요? 서에 같이 가주셔야 될 것 같습니다만…….”그녀는 손을 뻗어 가볍게 인호의 손을 잡았다. 작고 부드러운 손이었다.하지만 얼음장같이 차가웠다. 또한 얕은 떨림이, 흐느낌이 그대로 느껴졌다. 인호는 자연스럽게 손을 그녀의 어깨에 둘러 부축하였다.연한 향기가 풍겨왔다. 달콤하고, 새콤한 그 옅은 향이 화장품 냄새가 아니고 그저 그녀의 체취라는 것을 한참 뒤에야 깨닫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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