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품은 15세 이용가로 재편집된 콘텐츠입니다.소국의 잊힌 왕족, 예호왕족이라는 허울뿐 기울 대로 기운 가세.노름에 미친 어미.걸핏하면 앓는 허약하기 그지없는 자신의 몸.그의 무의미한 삶에서 하나뿐인 누이는 유일한 빛이고 희망이었다.그런데 그 누이가 북국의 후궁으로 간다 한다.정인을 두고 돈에 팔려 간다 한다.그렇게 둘 순 없었다.제 목을 걸고서라도.그리하여 그는 누이를 대신하여 희디흰 혼례복으로 몸을 휘감고,죽음을 각오하고 차가운 북녘으로 향했다.그러나 죽고자 디딘 땅에서 그를 보았다.제가 담기엔 너무 귀한 사람을 담아 버렸다.뜻하지 않게 소국의 후궁을 맞이한 북국의 젊은 황제, 희언아름답기로 이름난 소국의 공주.아비가 세상을 뜨는 바람에 제 후궁으로 맞이하였지만그가 관심을 둘 여유도, 이유도 없었다.그런데 그 후궁이 병을 얻어 죽을 날만을 기다린다 한다.문득 호기심이 일었다.죽기 전에 그 아름답다는 얼굴이나 눈에 담아 둘까 하였다.그리하여 찾은 작리궁에서 그를 맞이한 것은 과연 병색이 완연한 여인과 그 여인이 읊조리는 낮은 자장가 소리.마음이 끌렸다.언제나 차갑고 명료하던 이성이 이지러졌다.단단한 얼음 같던 가슴이 허물어진다.그런데 이 사람, 여인이 아니다.▶잠깐 맛보기“이리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폐하. 일어서 맞이하지 못한 것 송구스럽습니다.”“치우시게. 순행 갔다가 이제 막 도착해 그 유명한 수영 공주 얼굴 좀 보러 왔더니만, 다 죽어 가는 송장 한 구만 남았군.”가차 없이 내뱉는 오만한 말투에 나는 더 짙게 미소 지었다. 저야말로 놀랐지요. 다 늙어 가는 황제인 줄 알았더니만, 이리 창창한 젊은 청년일 줄은 몰랐지요. 수영 공주가 이 사실을 알면 배가 꽤나 아플 겁니다. 나는 속으로 중얼거리며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났다.“송장이라 송구합니다, 폐하. 지금이라도 무를 수 있으니, 다른 공주로 달라고 해 보시든가요.”내 방자한 말에 황제가 눈썹을 조금 추어올렸다. 그러곤 한쪽 입술 끝을 약간 올려 웃는 것 같은 표정을 만들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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