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도서는 <해당화 꽃잠>의 15금 개정본입니다]무서운 기세로 거천에게 달려들던 자들은, 갑작스럽게 나타난 아름다운 여인의 모습에 혼비백산했다. 거천의 가슴을 오른쪽 위에서부터 깊이 베던 흑치의 칼은 방향을 돌려 흑치 자신의 왼쪽 팔을 베었고, 다른 한 사내도 검을 멀리 떨어뜨리고 말았다. 이미 거천을 향해 화살을 날린 자도 크게 놀라 주저앉고 말았다. 하지만 화살은 이미 거천을 향해 날아가 버린 후였다.찰나의 시간, 마치 영겁(永劫)과도 같은 순간이 거천의 눈에 선명하게 새겨졌다. 거천은 해선이 어떻게 눈앞에 나타났는지 따질 겨를이 없었다. 그녀를 피신시켜야만 한다는 생각만이 그의 의식을 지배하고 있었다.“해선, 해선!”모든 일들이 동시에 일어났다. 화살이 날아와 거천의 왼쪽 가슴에 박힌 것도, 흑치의 칼날이 지나간 자리에서 피가 콸콸 쏟아지고 있었던 것도, 해선이 사람으로 분해 온전한 모습으로 거천의 앞에 선 것도…….“해, 해선……. 해선…….”거천은 정신을 잃기 직전, 마지막으로 해선을 애타게 불렀다. 그녀의 모습이 곧 뿌옇게 흐려졌다. 거천을 바라보고 있는 해선의 두 눈에서 하염없이 눈물이 흘러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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