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때문이야.”“뭐?”“난 진윤혜를 봐야 하는데, 한승민 너 때문에 자꾸 망설이게 돼.”그렇게 말한 강신이 내게 손을 뻗어 왔다. 그리고 강신의 상냥한 손길이 내 왼쪽 볼에 닿았다. 난 그 손을 떼어 버릴 생각도 하지 못하고 되물었다. “내가 왜?”내 말은 무시한 채 강신이 계속 말을 이었다. “몰랐으면 좋았을걸. 그랬으면, 처음 봤을 때 널 무시했을 텐데.”내 볼에 닿아 있던 손이 느리게 움직이며 내 귀 뒤로 넘어갔다. 부드럽게 뒷목에 닿아 온 손이 빠르게 내 고개를 당겼다. 옥상 앞 계단에서 강신의 입술이 내 입술에 닿았을 때와 오버랩되었다. 저번과 달리 내 몸이 움직이지 않는 것도, 기습적으로 당한 것도, 강신이 내 손을 막은 것도 아니었지만, 내 손은 그를 떼어 놓지 않았다. 그냥 그렇게 그 온기를 가만히 나눠 받고 있었다. 내 입술에 머무르던 강신의 입술이 천천히 떨어졌다. 입술이 떨어지면서 쪽 하는 소리가 지난번과는 다르게 안타깝게 느껴졌다. 내 입술에서 떨어진 강신의 입술이 움직였다.“널 정말 어떻게 해야 할까…….”정말이다. 네 입술이 다가오는 걸 알면서도 막지 않는 난, 날 정말 어떡해야 할까.[본 도서는 15세 이용가에 맞게 수정&재편집된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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