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헌은 유진을 처음 본 순간 알았다. 그녀는 자신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 놓을 여자라는 것을……. “나를 원한다면 얼마든지 가져요.” 하지만 그녀의 눈은 다른 곳을 향한다. 절친한 선배인 현석을 자신이 질투하게 될 줄은 몰랐다. 유진과의 만남은 참으로 지독한 인연의 시작이었다. “벗어.” “너, 나한테 왜 이러니?” “……!” 지헌은 유진의 무덤덤한 말투와 표정에 사방이 숨죽인 듯 고요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래, 네 말대로 왜 이러는 걸까. ……미친놈. 괴로운 듯 일그러지는 그의 얼굴을 올려다보며 다시 말했다. “나, 너 아니라고 했잖아. 현석 오빠뿐이야. 괜찮겠어?” 지금도 이렇게 날뛰는데 나중에 이 관계가 끝이 날 때 칼로 끊어 내듯 관계를 정리할 수 있겠냐는 질문을 던지고 있었다. 지헌은 그런 유진을 원망 어린 눈길로 쳐다봤다. 지헌의 뺨이 떨려 왔다. “큭, 그날이 무서워서 널 그냥 놔둘 수는 없어. 갈 데까지 갈 거야.” 그는 낮게 웃음을 삼키며 말했다. ※본 작품은 15세 이상가로 재편집한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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