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도서는 <연애는 전쟁(개정판)>의 15금 개정본입니다]늦가을에서 초겨울로 넘어가기 직전의 뉴욕은 꽤 추웠다. 뉴욕 시립 도서관을 나오자마자 온몸을 훑고 지나가는 찬바람에 눈살을 찌푸리던 리나는 유리문에 비친 자신의 피폐한 몰골에 결국 못마땅한 듯 입술을 삐죽거렸다. 아무렇게나 걸치고 나온 스웨터는 먼지로 엉망이었고, 사흘 동안 제대로 씻지도, 잠도 제대로 못 잔 얼굴도 가관이었다. 머릿속이 멍해 그간 뭘 먹었는지조차 기억나질 않았다. 위가 뒤틀리고 메슥거리기까지 한 것이 휴식이 절실히 필요한 그녀였다. 그래서였을까? 문득 리나는 평소에 엄마가 해주시던 얼큰한 매운탕이, 집이 너무 그리워졌다. 학교 기숙사에서 잘 챙겨 먹질 못해서인지 아니면 피곤해서인지 평소에는 거의 존재감이 희미했던 속쌍꺼풀이 보통 때보다 더 짙게 드러나 있었다. “음……. 꽤나 섹시하군. 며칠만 더 있으면 스모키 화장이 저절로 되겠어.” 손거울을 꺼내 눈 아래 짙게 깔리기 시작하는 다크서클을 쳐다보던 리나가 시니컬하게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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