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스티아타 제국의 황자 라딘과 그의 시종장 진채윤.그들의 필연적인 헤어짐, 그리고 다시 시작되는 이야기.라딘은 오싹할 정도로 기묘한 빛을 띠는 보라색 눈동자로 나를 내려다봤다.분노를 삭이는 듯 그의 눈동자는 진득한 보라색으로 물들어 있었다.곧 라딘은 눈을 감고 내 오른쪽 목덜미에 얼굴을 묻었다.그리고는 그 상태 그대로 긴 한숨을 내뱉었다.라딘은 조금 떨어져 한쪽 팔을 들어 내 머리카락을 가볍게 훑어 내리다그 머리카락에 입을 맞췄다.“나는 차라리.”라딘의 목소리가 조금 잠겨 있었다. 라딘이 조그맣게 한숨을 내쉬었다.“그대가 추하게 생긴 백치였으면 좋겠어.”내 머리카락이 라딘의 손가락 틈 사이로 빠져나가고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그가 고개를 살짝 숙여 내 귓가에 비밀을 속삭이듯이 말했다.“그럼, 아무도 너를 넘보지 않을 테니까.”“…….”“……나에게서 뺏어 가려 하지 않을 테니까.”말을 마친 라딘은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정신이 멍해져 라딘을 잡을 생각도 하지 못했다.문이 닫히는 소리에 나는 라딘이 한 말의 뜻을 생각할 겨를도 없이벽을 타고 무너지듯 주저앉았다.심장이, 내 것이 아닌 것처럼 두근거렸다.★ 본 도서는 15금 개정판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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