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도서는 <가면 속의 시간>의 15금 개정본입니다]사랑이라는 감정의 이중성.갈망…… 그리고 두려움.그녀는 두려웠다. 그가 일으키는 낯선 감정은 그녀를 설레게도 했지만 그보다는 두려움이 좀 더 컸다. 미연은 허겁지겁 키를 찾았다. 그녀의 손이 가방 안에서 부들부들 떨렸다. 겨우 찾은 키를 가방에서 꺼내 들었을 때 안도감마저 들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순간 커다란 손이 다가와 그녀의 손에 들려 있던 키를 빼앗아갔다.놀란 미연은 하마터면 비명을 지를 번 하였다. 강인한 힘에 의해 돌려 세워진 미연은 어둠 속에서 검은 눈동자에 서려 있는 황금빛을 바라보았다. 그것은 일종의 분노였고 또 다른 욕망이었다. 차가운 분노가 서려 있는 검은 눈동자가 욕망을 숨기지 못하고 그녀를 노려보았다.“달아나지 마.”그는 달라져 있었다. 예의를 벗어던진 그의 목소리는 성난 짐승처럼 으르렁거렸다. 미연은 입술이 굳어 버린 것처럼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그의 거친 음성이 안 그래도 예민한 피부를 더욱 자극했다. 그녀는 그저 그를 뚫어져라 바라만 볼뿐이었다.“인터뷰에 응한 건 너 때문이었다, 서미연.”그녀는 본능적으로 자신을 움켜쥐고 있는 힘으로부터 벗어나고자 몸을 비틀었다. 그러나 더욱 강한 힘이 그녀를 붙잡았다. 그녀는 자신을 점점 조여 오는 힘을 감당하기 어려워 가쁜 숨을 내쉬었다.“널 원해.”그녀는 흔들리는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처음 보았을 때부터 원했어.”어느새 아까 보았던 분노는 없었다. 사라진 분노의 자리를 그녀에 대한 욕망만이 가득 채우고 있었다. 검은 눈동자에 깃들어 있는 노골적인 남자의 욕망이 그녀에게 전해져 왔다. 그를 볼 때마다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던 그의 입술이 그녀에게 서서히 다가오고 있었다. 전신을 감싸고 있던 열기가 불꽃으로 화하며 그녀를 집어삼켰다.미연은 눈을 질끈 감아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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