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심장을 달라 한다면 내어주마. 허나, 그 칼끝이 그대의 심장을 향한다면, 그것만은 허할 수 없다. “공주가 없다면…….” 황제의 검이 해율의 얼굴에서 떨어졌다. “그대라도 데려갈 것이다.” 없는 공주를 황후로 내어달라던 건의 황제가, 명의 왕 해율을 요구했다. <그 계절의 끝에서>제 형제의 피로 손을 적시고 건의 황제가 된 훤(暄) 아주 오래전 봄, 아름다운 벚꽃이 흩날리던 곳이었다. 이곳에서 그는 처음으로 살아야 할 이유를 찾았었다. 그러나 시린 겨울, 달콤한 벚꽃향 가득하던 이곳을 제 손으로 차갑게 얼리고 산산이 조각냈다. 무엇도 제것이 없다 생각했던 그 땅에서 유일한 온기였던 이의 손을 잡은 명의 왕이었던 해율(海凓) 그날, 예감했어야 했다. 그가 자신의 모든 것을 뒤흔들 해일이었다는 것을. 차디차게 얼어붙은 바다를 녹이는 염라의 불길이었으며, 천지를 뒤흔들 폭풍이었다는 것을. 마음에 품었기 때문에 잔인할 수밖에 없었다. 마음에 품었기 때문에 가슴 무너질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에 품었기 때문에 그 계절의 끝을 버틸 수 있었다.※ 본 작품은 15세 이용가로 재편집한 작품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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