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구하러 오셨으니까 돌아가시려면 구하고 가셔야죠!”“구하면 돌려보내 줘요?”“놀랍게도 그렇습니다!”“잘됐네.”“그게 답니까?!”하시딤이 불만에 찬 목소리로 외쳤다. 윤나리 같다. 백이언, 그게 다야? 그렇게 물으면 할 말이 없어진다. 사실 더 뭐라고 말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귀찮다.“어떻게 구해야 하는데요?”하시딤이 실망에 찬 낯빛으로 이언을 응시하다 힘없이 입을 열었다. 풀죽은 걸 보니 잘못한 것도 없는데 괜히 미안하다.“용의 상대를 맡아주시면 됩니다.”“드래곤 슬레이어 같은 거?”“아뇨. 그보다는 좀 쉽죠.”쉽다고 해도 되려나? 용을 쓰러뜨리는 것보다야 뭐든 쉽지 않겠습니까. 하시딤은 한시도 입을 쉬는 법이 없다. 표 감독이 있었으면 그렇게 떠들면 입안 아프냐고 한마디 했을 거다. 이런 면에서 이언과 표 감독은 의견이 잘 맞았다.“그냥 다른 사람인 척해주시면 됩니다.”“다른 사람?”“예. 무려 용이 사랑했던 여자죠.”“여자?”하시딤이 해맑게 고개를 끄덕였다.“이제부터 당신은 용이 사랑했던 공녀가 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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