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세 개정판]몸 안으로 회오리가 일었다. 혀가 뽑힐 것처럼 빨려 들어갔고 단단한 팔이 그녀의 허리를 바싹 끌어안고 조였다. 그의 혀는 무자비하면서 거침없고 당당했다. 입 안 곳곳을 쓸고 핥고 빨아들여서 혼자서 호흡하는 건 도저히 불가능했다. 해진은 그의 팔을 꽉 잡고 매달렸다. 입술로 아릿한 통증이 느껴졌지만 이 순간이 현실인지 분간이 되지 않았다.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옷깃을 움켜잡고 있는 손이 바들바들 떨고 있다는 것도 몰랐다.이건 무슨 뜻이지? 복잡하게 얽힌 머릿속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엉켜들었다. 키스를 하다니, 그와 키스를 하고 있다니. 찍어 누르듯이 파고든 혀가 거침없이 그녀의 입속을 헤집고 다니는 이 순간이 마치 먼 꿈속처럼 아득했다. “이제 알겠어?”“하아, 하아. 무, 무슨 뜻이에요?”“내 곁에 있으면 널 가만두지 않겠다는 뜻이야. 내 욕심과 욕망으로 널, 안고 말 거다.”검은 눈동자가 이글이글 타올랐다. 해진은 한 번도 이런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손끝이 닿기도 전에 녹아내리고 말 것 같은 엄청난 열기, 혈관 속의 피를 모조리 말려 버리게 만들 지독한 열기 때문에 숨이 막히고 심장이 오그라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목소리가 나온다는 게 신기할 정도였다. “그러니까 도망가라고 한 거야. 나한테서 멀어지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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