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기할까?”“무슨 내기요?”“잘 안 맞게 되면 깨끗이 헤어지는 거고, 잘 맞게 되면 결혼하는 걸로.”그녀는 불안한 표정으로 그를 뚫어지게 바라봤다.“잘 맞아도 결혼하기 싫은 건가?”“처음에는 잘 맞아도 나중에는 안 맞는 경우도 많으니까.”“나중이라. 언제? 결혼 후?”“대부분 그래서 이혼하잖아요.”오늘 왜 이렇게 깊은 이야기까지 하는지. 저 남자하고 이야기하다 보면 평생 누구한테도 안 한 이야기까지 다하게 되었다.“그건 아냐.”“아니라고요?”“처음부터 맞지 않았던 거지.”“아뇨, 처음에는 열렬히 사랑하다 나중에 사랑이 식는 경우가 많아요.”“난 사랑 이야기를 한 게 아닌데?”아니라고?하긴 그는 사랑을 모르는 건조한 눈빛이었다. 그가 누군가를 열렬히 사랑해서 구애하는 장면을 상상하니 웃음이 나올 정도로 어울리지 않았다. “그럼 무슨 이야기를 한 거예요?”괜히 사랑을 언급해서 낯 뜨거워졌다.“서로 채워 줄 수 있는 공간이 맞아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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