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손끝 하나 움직일 힘이 없었다. 세상이 너무 무섭고 사람이 두려웠다.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생각조차 들지 않았다.그저 길고 긴 한숨만 계속 새어나올 뿐이었다.“혹시 일자리가 필요합니까, 아가씨?”맥없이 고개를 떨구고 있던 해연은 낯선 남자의 목소리에 고개를 들었다.검은색 정장에 머리가 백발인 한 남자가 그녀 앞에 서 있었다.이건 또 무슨 수작인가 싶어 해연은 모른 척 고개를 돌렸다.그때 그가 명함 한 장을 그녀 앞에 내밀었다.“생각 있으면 이리로 찾아오세요. 아마 새로운 삶을 살게 될 수도 있을 겁니다.”그는 웃고 있었다.그 웃음이 너무 따뜻하게 느껴져서 해연은 자신도 모르게 손을 뻗어 명함을 받았다.그리고 그녀는 '2층에 거주하는 메이드'가 되었다.동화 속 세상처럼 꾸민 저택에서 혼자 사는 괴팍하고, 독선적이며, 냉정한 남자,그리고 라면을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 남자 김지혁의 전용 메이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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