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한치 앞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폭우가 쏟아지던 그날. 연인, 지우와 여름휴가를 떠난 동희는 그곳에서 그녀를 잃었다. 그녀의 몸을 차디찬 물체가 꿰뚫었을 때, 그는 처음으로 자신이 의사로서, 그리고 애인으로서 그녀를 위해 해줄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에 절망했다. “넌 정말 죽은 거니? 죽은 거라면 넌 도대체 어디에 있니? 널 찾지 못하면 아마 평생 널 놓지 못할 것 같은데……. 지우야. 난 비가 싫다. 특히 그날처럼 쏟아지는 폭우는 더 싫다.” 4년 후, 그는 여전히 그녀를 잃었던 그날에 머물러 있었다. 폭우가 내리는 날이면 더더욱. 그러던 어느 날, 자신과 그녀만이 아는 추억이 담긴 그림 한 장에 마음이 흔들렸다. 자신과 똑같은 이름을 가진 화가 이동희. “최지우…… 살아 있었구나. 살아 있으면서 왜 내게 연락도 하지 않았 던 거야? 내가 네게 빨리 가지 않아서 화가 났던 거니? 그런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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