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운명 앞에, 모든 것을 잃어버린 여인.그녀는 짐승의 먹잇감에 불과했다.이게 무슨 얄궂은 운명인가. 신은 죽어 버린 목숨을 연명하게 해 주는 대신 누군가에게 나를 선물로 주었다. 하지만 내 영혼을 잃어버린 신의 탓에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다. 호수에 비친 낯선 여인이 누구인지, 내 이름이 무엇인지, 내 주인이 누구인지 아무 것도 알 수 없다. 그러던 찰나, 거대한 짐승이 나의 앞을 가로막고 치마 속을 쳐다본다.“여자. 내게 어떤 존재라 생각하지?”“그야. 선물?”“여자는 그저 선물에 불과하니 본분에만 충실하도록 해.”“본분이라……. 선물도 종류가 있잖아요. 뭐 보석이나 꽃이나…….”“어떤 종류냐고 묻는다면…… 먹이? 여자. 웃지 마. 먹고 싶어지니까.”나를 먹고 싶어하는 짐승, 그는 나의 주인이었다. 먹고 싶지만 먹을 수 없는 짐승의 먹잇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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