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가 섞이지 않은 누이의 아이, 노루를 맡게 된 이리. 10년이란 시간이 흐른 후 두 사람 사이의 감정이 조금씩 변화하기 시작하지만, 현재의 안락함을 깨고 싶지 않았기에 외면하려 했다. 결국 노루는 독일행을 결심하는데…….사람들의 시선은 변치 않을 터였다. 남들이 보기에 그는 조카를 아끼는 삼촌이었고, 두 사람의 관계도, 그의 마음도 거기서 그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래도 노루가 비에 젖지 않으면 그걸로 됐다. 우산을 가지고 온 학부모들 사이에서 자신을 발견하고 손을 흔들던 아이의 환한 얼굴을 보았을 때 느낀 감정은 순수한 기쁨이었다고, 지금도 맹세할 수 있다.……해서 노루에게 무엇도 기대하지 않고, 어떤 부담도 주지 않으려 했는데. 「외삼촌은 나랑 지내는 거 안 불편해요?」「남들과 달라서 힘들었던 적 있어요?」그 아이의 입에서 왜 새삼 그런 말이 나오게 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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