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시윤 씨를 만났을 때 많이 혼란스러웠어요. 또 죽었다고 생각했던 그 사람이 살아온 것 같아 기쁘기도 했고요. 하지만 시윤 씨가 그 사람을 닮아서 좋아하는 건 절대 아닙니다. 그냥 내 앞에 나타나 준 것만으로 충분히 난 기뻐요. 난 시윤 씨가 누구이든, 어떤 삶을 살아왔건 상관없어요."동주는 천천히 무릎을 꿇고 앉아 시윤의 어깨를 끌어안았다. 그의 품에서 얼굴을 묻은 그녀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파도는 한 번도 똑같은 모습으로 바다에 등 떠밀려 다가오지 않아도 파도임에는 변함이 없었다. 시윤은 잃어버린 기억 때문에 힘들어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 순간 그들은 함께였다. 지금 이 시간이 지나면 다시는 돌아오지 못한다 해도 함께했던 기억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잠시 잊힐 뿐, 단지 그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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