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갈세가

제갈세가 완결

<제갈세가> 다소 한가로운 듯한 가을날의 오후였다. 창밖에는 누렇게 물든 오동나무 잎들이 하나둘씩 소리 없이 떨어져 내려서 마당 위로 수북하게 쌓여가고 있었다.

제갈신중.
늦게까지 잠을 자다가 일어난 그는 약간 권태로운 표정이었다. 그는 다소 못마땅한 듯이 찌푸린 얼굴로 그와 같은 광경을 바라보고 있다가 문득 나직하게 중얼거렸다.

“벌써 가을이로군.”

마치 지금 다시 가을을 맞게 되어서 매우 짜증스럽다는 듯한 말투였다.
다소 이상하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사실은 지금으로부터 거의 삼 년 전인 지금처럼 낙엽들이 떨어져서 뒹구는 가을날에 그는 집을 나왔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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