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에게 사랑받던 찬란한 공주, 하루아침에 뱀파이어 형제의 노예가 되다.한 때 동쪽에 위치한 마챠의 공주였던 에스델은 노예사냥꾼 손에 붙잡혀 뱀파이어들로 둘러싸인 노예 경매대에 서게 되고 보라빛 눈의 ‘뱀파이어 혼혈’ 이자크에게 팔리게 된다. 에스델은 로엔그린 가문의 주인이자 이자크의 형인 루비처럼 붉은 눈동자를 가진 데미안 로엔그린을 만나 일부러 거금을 들여 그녀를 구매한 목적을 듣게 된다. 그리고 모든 목적을 이루면 에스델을 가족에게 돌려보내주겠다고 약속 하지만 그 시간동안 데미안의 몸종으로 지내야하는 상황에 처하는데... “만약 네가 이 모든 일에 고분고분히 협조하지 않으면 난 네 혀를 뽑고 노예로 팔아 버릴 거다. 그러면 넌 네 자신이 마챠의 공주라는 걸 밝히지 못한 채, 그저 피주머니 신세가 되어 굴려지다 몇 년 안에 죽겠지. 네 나라가 지켜 주지 못했던 수많은 마챠 시민들이 그렇듯 말이다.”뒤이어 표정 하나 바뀌지 않은 채 그런 충격적인 말을 늘어놓는 모습은 섬뜩하기 짝이 없었다. 에스델은 충격을 받은 듯한 얼굴로 그저 가만히 서 있을 뿐이었다.그가 원한다면, 당장이라도 그렇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아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어때, 이제 내 말을 들을 생각이 좀 드나?”잠시 후 이어지는 데미안의 말에 이내 에스델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나지막한 목소리가 이어졌다.“…기억해라, 뱀파이어.”그 목소리만큼이나 파르르 떨리며 눈앞의 뱀파이어를 노려보는 눈동자는 증오로 가득했다. 이 녀석에게 그 외의 다른 감정은 느껴지지 않았다. 태어나서 처음 느껴 보는, 너무나 깊은 증오였다.“언젠가 네가 죽는 꼴을 보고 말 테다. 내게 이런 치욕을 안겨준 대가를 반드시 치르게 만들어 주겠다. 지금 내가 하는 말을 똑똑히 기억해라.”“…그래. 내 기대하고 있도록 하지.”이어지는 독기어린 목소리에 데미안은 가소롭다는 듯 그렇게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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