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에서 성사된 결혼을 위한 만남.강모는 구면이었고, 설아는 초면이었다.“들었다시피, 집안이 굉장히 엄해요. 전 자유를 원하고요.”“결혼 후 미국으로 장기 출장을 떠날 겁니다. 기간은 최소 3년.”“최소라면 더 오래 있을 수도 있다는 말인가요? 아주 좋은 타이밍이네요.”무겁고 엄한 집안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기회.강모는 자신의 자유를 보장해줄 최상의 조건을 가진 남자였다.*멀리서 봐도 눈에 띌 만큼 수려한 외모를 가진 남자가 올곧이 설아를 바라보며 다가왔다.이윽고, 제 앞에 우뚝 멈춰 선 남자를 알아본 그녀의 눈동자가 짧은 찰나 일렁였다.“2년만입니다, 윤설아 씨.”“…….”제 귓가에 묵직하게 울리는 그의 목소리를 부정하고 싶었다.적어도 1년은 더 있다가 돌아와야 할 자신의 남편, 이강모였다.아무런 동요도 없는 그녀의 눈빛을 읽어낸 강모가 나직이 물었다.“왜 벌써 돌아왔냐고 묻고 있는 겁니까?”“잠깐 귀국한 건가요?”그녀의 냉정한 물음에 강모는 한쪽 입꼬리를 비스듬히 올렸다.“2년 만에 만난 아내에게서 듣는 첫 물음치곤 씁쓸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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