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가 짓이겨지고 곪아터져도 아무런 소리도 지를 수 없었다. 살부살모, 짐승의 가문에서 태어나, 오직 그녀만을 사랑하는 ‘사람’이 되고파서 스스로 부모의 목줄을 끊게 만들었던 그 저주받은 가문의 올가미를 뜯어내버렸다. 하지만 정작 애초부터 그녀는 온전히 그의 것이 아니었다. 오직 전지전능한 신의 소유물이었을 뿐. “악한 집안의 선근을 한 몸에 지닌자. 죽임을 당하고 버림받았지만 다시 돌아와 검은 집에 불을 켜 주어야 할 자. 제가 죽어, 남을 살릴 바리데기라. 강목, 네가 사랑하는 여자, 네 세상 전부인 연인이 바로 그 사람이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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