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삶, 일상의 미묘한 순간들을 포착해아름다운 문장으로 건네는 이유진의 봄의 위로.《봄 깊은 밤》은 서로를 비스듬히 바라보며 시작된 기준과 지은의 연애를 통해 지극히 일상적인 삶에 존재하는 사랑과 슬픔, 행복과 절망, 외로움과 오해, 미움과 연민을 보여준다.사랑은 그저 달콤함만이 아닌 번뇌의 시작임을. 사랑을 통해 겪는 무수한 감정들은 서로와 서로를 조금 더 이해하고 연민하며 위로할 수 있음을, 그래서 소중한 것임을 작가는 단정하고도 견고한 목소리로 이야기한다.책 속에서백팔번뇌가 뭐였더라.지은은 책장을 넘기듯 휙휙 지나가는 둥근 불빛을 보며 생각했다. 사람에게 시작된 여섯 개의 번뇌가 세 가지의 조건을 만나 열여덟 개의 번뇌가 되고 열여덟 개의 번뇌가 다시 두 가지의 조건을 만나 서른여섯 개로, 서른여섯 개가 다시 백팔 개의 번뇌가 된다는 기억이 어렴풋이 난다. 그러니까 요는, 번뇌는 증식한다는 것.함부로 놀린 세 치 혀 때문에 번뇌는 자란다. 무럭무럭.절대로 안 된다는 마음과 한 번쯤은 어때, 속삭이는 마음.백팔번뇌의 원인은 네가 아닌 나.얽힌 손가락 위로 백만 송이 장미가 피어난다. 손끝에서 심장까지 붉디붉은 장미들이 핏줄을 타고 펑펑 터질 듯 피어올랐다. 지은은 마음이 터질 것 같아 차가운 유리창 위에 이마를 댔다.이 모든 모순, 혼란, 번뇌의 이름.연애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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