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자 광운, 그에겐 태자비 소군에게 내어 줄 마음이 한 자락도 없다. 아름다운 꽃 홍화가 있기에. “홍화의 것을 탐낸 적이 없다…….” 홍화가 그 말을 태자에게 전한 것을 알고 소군의 뺨이 옅게 붉어졌다. “…….” “하나만 물어봅시다.” 태자비를 향한 태자의 어투가 바뀌었고, 비는 태자에게서 처음으로 들어 보는 부드러운 경어체에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고개를 들었다. “하, 하문하소서.” “비가 나를 겉모습으로 유혹할 생각이 없다면 무엇으로 나를 동하게 할 수 있다 자신하십니까?” “…….” 생각도 못 했던 질문을 이토록 정중하게 묻는 태자의 저의가 무엇인지 알 수 없어 소군이 무례함을 잊고 태자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방금 전, 나를 겉모습으로 유혹할 자신이 없다지 않았습니까? 만약 나를 유혹한다면 어찌할 요량이십니까?” “…….” 길다면 긴 정적이 태자비의 처소 안을 맴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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