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어머니의 아들인 유식과 비밀스런 관계를 유지하던 해민은 그 관계가 들통나자 집을 나온다.그 후 해민은 엄마의 친구인 까방 삼촌의 집으로 들어가 삼촌의 아들인 용준과 달콤한 사랑에 빠지지만, 서로가 갖고 있던 비밀을 마주하며 둘의 관계는 점차 삐걱거리기 시작하는데….***용준이 샤워를 하고 나오자 빗줄기가 쏟아지는 소리가 들렸다. 젖은 머리를 수건으로 털며 보자 창밖으로 비가 내렸다. 해민이 창가에 서서 햇살이 밝은데 마치 소나기처럼 내리는 빗줄기를 보다 돌아봤다.“계절이 바뀔 건가 봐.”해민이 다가와 손에 들린 수건을 받아 들어 머리를 털어 주며 말을 이었다.“우리 엄마가 그랬어. 계절이 바뀌기 전에 꼭 비가 내린다고. 그리고 지금처럼 햇살이 쏟아지는데 비가 내리는 날은 호랑이가 장가가는 날이래.”용준은 웃음기를 머금고 말하는 해민을 보다 양손으로 얼굴을 잡고 깊은 입맞춤을 했다.앞으로 비가 내리면 방금 그가 했던 말을 떠올릴 게 분명했다. 우리가 서로를 몰랐던 시간 속의 나는 의미가 없어졌다. 오직 이 세상에 그가 있기 때문에 아픈 고통 속에서라도 살아야만 했다. 이제 해민이 내 삶의 전부였다.“이건 정말 닭살 돋는 말일지 몰라.”입술을 떼고 이마를 마주 댔다.“기대된다.”해민이 살짝 웃으며 허리를 안았다.“비가 내리면 내가 너한테 가는 날이야. 호랑이가 장가를 가는 게 아니라, 내가 어디에 있더라도 너에게 가는 날.”용준은 눈을 감으며 해민의 입술을 다시 감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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