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하게 스스로 성 안에 갇혀 라푼젤처럼 살아온 유주의 앞에 이상하게도 낯익은 남자가 나타났다.
“당신이 모르는 무언가가 우리 사이에 또 있다고 하면 말이 달라지겠네.”
처음 보는 사이면서 반말에, 장난에, 안 하는 게 없다. 밀어내면 밀어낼수록 오히려 더 달라붙는다. 게다가 보여줘서는 안 되는 순간들조차 전부 보여준 터라 이미 유주에게 있어 준수는 경계 대상 1호였다. 하지만 경계 대상 1호는 경계를 강화한 보람도 없이 선을 넘었다.
“당신이 관심 가져 줬으면 좋겠어.”
마치 껌딱지처럼, 따스한 꿈결처럼, 태양을 따라다니는 그림자처럼.
“대신, 성공하면 소원 들어 줘.”
순탄하기 그지없던 일상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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