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세 개정판]로맨스 코미디 “왜 저 남자가 여기에 있는 거지?” 시작은 살벌하게. 그러나 그 끝은? 연애의 주도권은 과연 누구에게로?(본문中)생각지도 않게 갑작스러운 출장을 가게 된 준현은 아직 불편한 엉덩이를 이끌고 다시 집으로 돌아갔다. 지금 당장 출발하라는 지시가 다소 고개를 갸웃거리게 했어도 위에서 하라는 대로 할 수밖에 없는 게 샐러리맨의 고충이 아니겠는가. 준현은 구석에 처박아둔 캐리어를 시영의 앞에 툭 내던졌다.“짐 싸.”“제가요?”“몸이 불편해서 못 싸겠으니까 윤시영 씨가 해. 누구 때문에 내가 이 지경인데. 거기 가방 안쪽에 보면 싸야 하는 순서 있으니까 그대로 하면 돼. 한글만 읽을 줄 알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야. 바보도 해. 뭐해, 안 움직이고.”듣는 그녀의 입장에서 보자면 재수 없기가 이루 말할 수가 없었지만, 어디까지나 일의 연장선이라며 마음을 굳게 다진 뒤 묵묵히 짐을 싸는 시영이다.“팀장님, 대충 다 쌌는데요. 이제 속옷만 넣으시면 될 것 같아요. 속옷은 어디에 있어요?”“됐어, 그건 내가 할 테니까 놔둬.”“그냥 한 김에 제가 다 할게요. 제가 팀장님 수발들기로 했잖아요.”“윤시영 씨는 남자 속옷을 막 만져도 괜찮은가 보지?”“위로 오빠들이 둘이나 있어서 남자에 대한 환상이 별로 없는 편이에요.”그녀의 말에 준현이 피식 웃음을 흘렸다.“아, 그래. 나랑 똑같군.”“팀장님은 누나가 계세요?”“넷이나.”쯧쯧, 장가가긴 다 틀렸네. 시영이 다소 안쓰러운 눈으로 준현을 쳐다보았다.“팀장님 결혼하기 힘드시겠다.”“남의 결혼을 왜 윤시영 씨가 신경 써.”“신경 쓰는 게 아니라 그냥 딱 들어도 손위 시누이가 넷이면 어떤 여자가 덥석 물겠어요. 그건 좀…….”“신경 꺼. 그 자리 윤시영 씨는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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