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천하 유아독존, 엄지예.
그 누구도 그녀를 무시하지 못했다. 저 도도한 녀석만 빼곤.
한결같은 가르마, 빳빳하게 다려 입은 와이셔츠에 면바지,
시골 흙바람으로 살면서도 먼지 하나 없는 캐주얼 구두가 언제나 인상적인 녀석.
그녀를 한심한 눈으로 보며 투명인간 취급하는
저 재수 똥 덩어리를 어떻게든 손봐줘야겠는데…….
어느 날, 손봐주기도 전에 녀석은 홀연히 떠나 버렸다.
그러다 다시 만난 녀석은 빌딩을 몇 채나 소유한 갑부였다.
넘치는 돈을 어쩌지 못해 집에 쌓아두고 똥 닦는다나?
그런데 저 녀석이 왜 갑자기 남자로 보이는 거야?
그것도 수컷의 향기가 가득한 아주 섹시한 남자로.
선이 굵은 사내의 얼굴과 지독히도 원색적인 눈빛이 의식된 순간, 지예는 정신이 몽롱해지며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 숨을 제대로 쉴 수 없어 질식할 것 같으면서도 그 느낌이 묘하게도 관능적이었다.
‘섹시해.’
그의 시선이 그녀의 턱을 타고 내려와 목덜미, 가슴까지 내려온 순간, 아주 은밀한 곳이 당겼다. 이런 반응은 전에 없는 일인지라, 지예는 그만 흥분하고 말았다.
곧 결혼할 여자가…… 아, 미쳤어. 미친 게 틀림없어.
제일 먼저 리뷰를 달아보시겠어요? 첫 리뷰를 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