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밖에 모르는 허태수와 충직한 후계자 유한준, 두 천적이 만났을 때-
“너 때문에 다 망쳤어.”
그가 낮고 탁하게 갈라진 목소리로 말했다.
“너 날 아주 쌩 양아치로 보는 모양인데, 이거 하나는 진심이었어.”
태수는 위압적이고 거칠었던 키스와는 달리, 아주 부드러운 손짓으로 한준의 머리칼을 어루만졌다.
한준의 눈이 그에게 고정되어 있다. 그 눈빛에 그는 생소하게도 애틋함마저 들 지경이다.
“사랑했고, 사랑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그럴 거고.”
그는 한준의 머리칼 끝을 잡고 손가락으로 맞비볐다.
머리칼을 쓸고 내려오는 손가락이 스치듯 그녀의 귀를 훑자, 한준이 눈꺼풀을 파르르 떨었다.
“그러니까 앞으로 너한테 무슨 일이 닥치더라도, 내가 있다는 사실만 잊지 마.
내가 그 일을 너에게 닥치지 않게 하기 위해 널 버렸었다는 것 역시.”
-깡패와의 스캔들로 회장 후계자 자리에서 끌어내려달라는 의뢰를 받았다.
이 여자를 상처 주려 하는 건 지독하게 썼고 모질게도 앙칼졌다. 양날의 검이었다.
양아치로 살기로 했다.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비겁하게, 사정없이 비열하게.
이용할 수 있는 건 뭐든 다 이용해서 세상에서 제일 돈 많은 사람으로 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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