냥이와 향신료 작가의 두 번째 로판 소설.

주인공은 가문이 진 막대한 빚을 갚기 위해 돈을 받고 늙은 공작에게 팔려가듯이 결혼하게 됨. 그렇지만 늙은 공작은 좆나게 신사였고 결혼한 이유도 첫사랑이 생각나서라는 이유라 주인공이 원하지 않으니까 손 하나 건드리지 않음.

대신 자기랑 나이차이 별로 안 나는 아들내미가 둘에 쌍둥이 남매 둘 총 4명의 자식이 생기게 됐고 결혼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사망한 공작을 대신해 이 아이들을 돌보게 됨.

용병까지 끌어 모아 헤픈 여자 연기도 하면서 어찌어찌 장남을 공작위 계승 시키는데 성공하고 다른 공작 가문 여식과 혼인까지 시킨 후 뿌듯함에 차있는데 이 며느리가 결혼식에 오지 말라는 통보를 장남이 말했다하며 전하게 됨.

그 말에 충격 받은 주인공은 다른 3명의 자식들에게 물어봤지만 형이 오지 말라면 오지 말라는 거겠지 하는 소리에 더 큰 충격을 받고 결국 모든 걸 내려놓은 채 가문의 별장으로 가다가 도적들의 습격을 받아 죽은 후 늙은 공작의 장례식장으로 회귀하게 됨.

아무튼 이 4명의 자식들을 돌보기 위해 했던 온갖 뻘짓 때문에 자기 인생도 손해 보고, 다시 하기도 좆 같고 굳이 또 해봤자 결혼식이나 오지 말라는 소리나 해버리니 인생에 현탐이 와버린 주인공이 아예 손을 놔버리자 호시탐탐 재산을 노리던 친척들이 꼬이기 시작하고 이들을 물리치면서 로맨스 판타지이지만 오히려 가족애를 더 많이 보여주는 전개가 시작됨.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던 내용은 주인공은 회귀 이전과 달라진 아이들의 모습에 기뻐하며 가족으로서의 기분을 만끽하며 로판 전개를 따라가지만 외전에서 주인공이 회귀한 세상이 아닌, 주인공이 죽어 아이들이 장례식을 치뤄주는 세계의 이야기가 나옴.

사실 회귀 이전의 아이들도 주인공을 가족으로서 사랑하고 있었고 단지 표현하지 않았던 것 뿐이었던 것임. 그렇게 장례식장에서 막내 여동생이 과거 어머니를 누가 해하면 반드시 복수해달라는 약속을 떠올린 장남이 복수를 다짐하는 내용.

주인공이 회귀한 세상과 죽은 세상을 평행 세계로 본다고 했을 때 죽은 세상의 후일담이 외전으로 있는 것이라 굉장히 흥미로웠음.

작가의 후속작을 생각해보면 이 외전을 통해 피폐물도 어느 정도 생각이 있었던 모양임.
전작에 비해 필력이 많이 발전했고, 캐릭터들 또한 나쁘지 않은 편이기 때문에 로판 초심자라면 무조건 추천 하고 싶음.

본편보다 외전식으로 주인공이 죽은 평행세계 묘사하는게 굉장히 인상깊었음. 덕분에 이작가 피폐물 있는지 찾아볼정도.
평행세계 외전이 많이 안나와서 아쉽. 본편은 딱히 피폐 같지도 않고 애매..